🌿 평소와 다른 길, 새로운 풍경
이번 자전거 여행은 평소 가던 길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경로였다. 목적지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시흥 배곧한울공원이었다. 나의 집에서 시흥 배곧한울공원까지 가는 길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중간에 도로가 끊긴 곳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자전거도로가 갖추어져 있었다. 길을 따라 이어진 나무들에서 은은한 향기가 풍겼고, 나는 그 향기를 따라갔다.
🌸 느리게 가야 맡을 수 있는 향
그 향의 주인공은 ‘쥐똥나무’였다. 이름만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모르지만, 그 꽃은 은은하고도 고급스러운 향기를 뿜어낸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그 향을 맡으며 지나가는데, 옆으로는 창문을 닫은 채 빠르게 지나치는 차량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 향을 맡지 못했다. 같은 길, 같은 시간에 있었지만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 속도를 낮추니 보이는 것들
돌아오는 길, 집 근처 오르막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갔다. 가던 중, 쥐똥나무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수많은 벌들이 보였다. 자전거를 타고 빠르게 달린 땐 전혀 보이지 않던 생명이었다. 천천히 걸으니 향은 더 깊게 느껴졌고, 보이지 않던 아름다움이 보였다. 그때 깨달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빠르게 달릴 땐 놓치는 것이 많다. 때로는 멈추거나 천천히 걸을 때 비로소 향을 맡고, 생명을 발견하게 된다.
📖 말씀 묵상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내가 뭇 나라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내가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시편 46:10)
이 말씀은 단지 육체적인 정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주권을 ‘아는 것’을 위한 깊은 멈춤이다. 우리가 삶을 서두르다 놓쳐버리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하나님의 섬세한 인도와 음성이다. 속도를 늦추고 멈추는 순간, 우리는 하나님의 향기를 맡고, 그분이 펼쳐가시는 아름다운 역사들을 더 깊이 경험하게 된다.
💬 묵상 적용
지금 내 삶에서 하나님의 향기를 놓치게 만드는 속도는 무엇인가?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가만히 멈춰' 하나님을 깊이 바라보았는가?
내 삶에서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며 고백할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인가?
🕊 마무리 묵상 문장
하나님은 바쁘게 달리는 이가 아니라, 멈춰 서서 향기를 맡는 자에게 당신을 드러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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