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인생은 시소였습니다
어제 한 지인과 식사를 하며 들었던 1시간 30분의 대화는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오랜 시간 연구원으로 일했고, 나중에는 전문 분야를 살려 개인 사업을 시작해 바쁘고 풍족한 삶을 살았다고 했다. 세상적으로 보면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 마음 한켠에는 늘 짐처럼 얹힌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하나뿐인 아들이었다. 그 아들은 공부를 잘했고, 명문대를 졸업한 후 유명 방송국에 입사했다. 모든 부모의 자랑이 될 법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그 아들은 방송국을 단 4개월 만에 그만뒀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기술을 배우러 외국에 가겠다고 했고, 그는 기꺼이 지원했다. 아들은 귀국 후 작은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날개 돋친 듯 성장해 전국과 해외에까지 직영점을 내는 큰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한순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모든 것이 멈췄고, 사업은 완전히 무너졌다. 확장하면서 생긴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아들은 마음의 문을 닫은 채 방 안에 틀어박혔다. 그때 다시 일어난 건 아버지였다. 하나씩 빚을 정리하고, 아들을 감싸며 길을 함께 찾았다. 아들은 어느 회사를 통해 해외 영업사원으로 들어갔고, 탁월한 성과를 내며 얼마 되지 않아 미국 법인장으로 발탁되었다. 지금은 그 회사에서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그분은 말했다. “제 인생은 시소였습니다. 올라가면 내려오고, 내려가면 또 올라갔습니다.”
⛓ 시소는 흔들리지만, 중심이 고정되어 있으면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중심에 하나님이 계셨기에 시소는 뒤집히지 않았구나.”
시소는 본질적으로 요동치는 구조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려면 단단한 축이 필요하다. 중심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면 시소는 결국 넘어지고 만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사업의 흥망, 자녀의 결정, 예기치 못한 사고들,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위로도 아래로도 흔든다. 하지만 그 인생의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면,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는다.
📖 말씀 묵상
시인의 고백
시인은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에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셀라).”(시편46:1-2)
이 시편은 단순한 시적 표현이 아니다. 현실 속 극심한 변화와 충격 속에서도 하나님의 존재와 보호가 실제라는 고백이다. 시인은 ‘땅이 변하고’, ‘산이 흔들리고’, ‘바다 가운데 빠진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모든 기반이 흔들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묘사한다.
그런데 시인은 그 가운데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피난처이시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도피처가 아니라, 혼란과 재앙이 몰려올 때 숨을 수 있는 ‘진짜 안전지대’다. 또한 하나님은 “힘”이 되신다. 단지 보호만 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상황을 견딜 힘 자체를 공급하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라는 고백은, 하나님이 위기가 끝난 후가 아니라 위기 한가운데서 찾아오신다는 선언이다. 인생이 기울어질수록, 그 중심을 붙잡고 계신 하나님의 손길은 더 깊고 선명해진다.
📖 하박국 선지자의 고백
하바국 선지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하바국 3:17-18)
하박국은 남유다의 멸망 직전, 절망적인 현실 앞에 서 있었다. 농작물은 말랐고, 양식도, 소득도, 모든 기반이 무너진 상태였다. 이 고백은 모든 것을 잃은 자의 마지막 찬양이다. 그는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겠다”고 고백한다. 기쁨의 이유가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라는 선언이다.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가 나와 함께하시는가가 하박국의 중심이었다.
이것이 바로 절망 속에서 인생을 무너지지 않게 하는 가장 강력한 기둥이다. 하박국의 찬양은 현실이 회복된 후의 찬양이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때의 찬양이다. 이것이 믿음이다.
🔍 묵상 적용
내 인생의 시소는 지금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가?
그 기울어짐 속에서도 하나님이 중심에 계시다는 확신이 있는가?
누군가의 시소가 기우는 걸 보고 나는 함께 중심을 잡아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 마무리 묵상 문장
인생의 시소는 흔들릴지라도, 하나님이 중심에 계시면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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