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 만기와 이사준비
나는 교회에서 마련해 준 집에 전세로 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구입한 집이 아니기에,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재계약을 해야 하고, 재계약 기간마저 지나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은 내가 거주하는 동안 바뀐 적이 있었다. 이전 주인은 급매로 집을 내놓았고, 새로운 집 주인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올 계획이었다. 나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특약을 미리 넣어두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계약 만기일이 3개월 조금 넘게 남았을 때, 어느 날 집 주인의 따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녀의 아버지가 사정상 이 집에 들어와 살 수 없게 되었고, 집을 다시 매물로 내놓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집이 팔릴 때까지 계약 없이 그냥 살다가, 매매가 완료되면 두 달정도 이사를 나갈 수 있는 시간을 드리면 되겠냐고 했다. 나는 그것은 곤란하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이 사실을 아내에게 알렸더니, 아내는 마음이 급해졌다. 언제 이사를 가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집 안에 오래 방치되어 있던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버려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서, 나는 이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네이버 부동산을 찾아보며 새로운 거처를 탐색했다. 그러던 중 마음에 드는 집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집 주인 측에 제안했다. 계약을 재개한 뒤, 그 기간 동안 구매자를 기다리는 것이 서로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일 것 같다고. 며칠 뒤, 집 주인의 따님은 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 나는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어 감사했다.
🛤 말씀 묵상
인생은 나그네 길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문득 내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내가 이 땅에서 거하는 삶도 이렇게 잠깐이구나.”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내 소유가 아니며 언제든 주인이 바뀌면 떠나야 하는 임시 거처이다. 이번 이사 과정 중 혼란과 긴장을 겪으면서, 궁극적으로 나는 영원한 집인 천국을 떠올렸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요 14:2-3) 우리가 이 땅에서 거주하는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그 이후에는 그리스도께서 준비하신 더 좋은 집, 즉 영원한 천국이 기다리고 있다. 이 땅의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천국을 바라보며 진정한 안식과 소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평안
그리고 이사 준비하는 아내를 모습을 통해서, 나는 이 땅에 사는 동안에 천국으로 이사갈 준비를 늘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 주인의 변동 상황을 접했을 때, 아내는 즉시 집 안의 오래된 물건들과 고장난 것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오래전부터 버렸어야 할 아이들 책, 고장난 가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잡동사니들이 있었다. 그것들을 하나씩 정리해가면서, 우리 가족은 이사가 당장 닥쳐도 준비된 상태가 되려고 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마 24:44, 개역개정)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때 우리의 마음과 삶이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평안을 누릴 수 있다. 영적 생활도 마찬가지로, 세상의 욕심과 불필요한 죄의 짐들을 계속해서 정리하며 살아가야 한다. 준비된 자만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
💭 묵상 적용
나는 지금 천국으로의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가??
내 삶에서 버려야 할 영적인 짐들은 무엇인가?
영원한 집에 대한 소망과 확신이 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 마지막 묵상 문장
"이 땅에서의 거처는 일시적이지만, 천국의 거처는 영원하다. 오늘도 영원한 집을 향한 준비된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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