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0 영적 센서가 고장 나면, 삶은 침수된다 집수정 센서 고장 내가 섬기는 교회 건물 지하 3층에는 집수정 시설이 있다. 두 개의 모터가 자동 센서를 통해 물을 감지하고, 일정 수위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작동해 물을 밖으로 배출한다. 그런데 어느 날, 지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내려가 보니, 물이 집수정에서 넘쳐 지하 전체가 침수되어 있었다.확인해보니, 한쪽 모터는 센서는 정상인데 모터가 고장나서 소리만 요란했다. 다른 쪽은 모터는 멀쩡했지만 센서가 고장 나 아예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물은 쌓이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해 바닥을 뒤덮은 것이다. 수리 전까지는 매일 새벽기도를 마치고 직접 수동으로 모터를 돌려 물을 퍼내고 있다.이 일을 하면서 문득 내 안의 ‘영적인 집수정’을 떠올렸다. 감사의 센서, 거룩함을 감지하는 센서, 하나님의 임재를 감지.. 2025. 7. 4. 정죄 대신 거울 삼기: 신호 위반이 준 묵상 🚦정지 신호 앞에서 나를 보다 새벽마다 집에서 교회까지 걷는 길엔 자주 마주치는 얼굴들이 있다. 늘 비슷한 시간, 비슷한 자리에 서 있는 이들이 있다. 그중에는 도로변에 세워진 차에 올라타 이동하는 한 부부도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그들이 종종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새벽에도 그 장면을 목격했다.처음엔 마음속에 정죄의 감정이 올라왔다. '왜 저런 선택을 하지?' 하지만 동시에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혹시 나는 더 큰 잘못을 하면서도 자각하지 못한 채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닐까?' 내 마음은 두 길 앞에 놓였다. 정죄할 것인가, 거울로 삼을 것인가.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 타인을 향한 시선보다 내 삶을 돌아보는 시선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025. 7. 3. 욕망은 왜 다시 올라오는가? 영적 제거의 반복이 필요한 이유 🌳아카시아 나무처럼 다시 올라오는 것들 찜통더위와 장마가 겹친 날씨, 사람들에겐 불쾌지수 높은 계절이지만, 식물들에겐 성장의 최적기다. 오늘 아침, 교회 건물 밖으로 나와 집으로 가려다 교회 화단에서 어울리지 않는 나무들을 보게 되었다. 아카시아였다. 교회가 위치한 자리 옆 공터에는 예전에 큰 아카시아 나무가 두 세 그루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그 나무들이 모두 제거되었다.그 다음 해에는 작은 아카시아 나무들이 우후죽순처럼 그 공터에 올라왔다. 우후죽순처럼 올라온 아카시아 나무들은 금방 쑥쑥 자랐다. 그래서 작년에는 아예 포크레인을 동원해서 땅을 파서 뿌리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었다. 그런데 다 죽은 것 같았던 아카시아 나무는 어느 새 교회 하단 여기 저기에 올라오고 있었다.전지가위를.. 2025. 7. 2. 병원에서 마주한 인생의 흐름, 그리고 시편 90편의 묵상 병상 위의 세 사람, 그리고 인생의 흐름 오늘 하루, 병원에 입원한 세 사람을 방문했다. 한 사람은 자전거 사고로 크게 다쳐 입원한 66세의 여성, 또 한 사람은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은 91세의 어르신, 마지막은 갑상선 암 4기로 산소 호스를 끼고 요양병원에 계신 87세의 어르신이었다. 하루 안에 만난 세 사람의 건강 상태는 각기 달랐다. 하지만 그 안에는 흐름이 있었다. 건강한 날의 갑작스러운 사고, 노년의 회복을 향한 의지, 그리고 마지막을 준비하는 깊은 숨.특히 암 4기로 입원해서 눈을 뜨지 못하고 계신 어르신 옆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릴 때, 그의 인생을 향한 존경이 마음에 밀려왔다.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아 병상 옆에서 나직하게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찬송가를 불러드렸다. .. 2025. 7. 1. 이전 1 2 3 4 ···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