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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전체 얼굴을 가리개로 가린 여자를 보며 느낀 묵상글

by 일상의 묵상 2025. 4. 27.

🕶️ 가려진 얼굴과 보이지 않는 진짜 얼굴

오늘 아침, 평소처럼 늘 다니는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봄기운이 완연한 아침. 기온도 적당하고, 하늘도 맑았다. 길가 공원에는 저마다 운동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다. 어떤 이는 빠르게 파워워킹을 하고 있었고, 어떤 이는 나무 그늘 아래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듯 러닝을 즐기는 청년도 있었고, 느릿하지만 묵묵히 걷는 노부부도 눈에 띄었다. 모두 다른 모습이지만, 공통점 하나는 뚜렷했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 그런 모습을 보며 괜히 내 삶도 조금 더 단정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눈길을 끄는 한 사람이 있었다. 저 멀리서부터 걸어오던 한 아주머니. 처음엔 옷차림이 특이해 보여 눈길이 갔다. 가까이 다가오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선글라스, 마스크, 그리고 얼굴 전체를 덮는 햇빛 가리개까지. 눈, 코, 입… 얼굴의 어떤 부분도 보이지 않았다. 이름 없는 그 얼굴 없는 모습이, 묘하게 마음에 남았다.

얼굴 가리개를 한 여성
얼굴 가리개를 한 여성

🛡️ 우리는 모두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왜 저렇게까지 얼굴을 가릴까?' 처음엔 그냥 지나가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곧 마음 한 켠 깊은 곳에서 이런 질문이 올라왔다. “나는 정말 가면을 쓰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는 선글라스를 쓰지도, 마스크를 끼지도 않았지만 어쩌면 더 무겁고 두꺼운 ‘마음의 가면’을 쓰고 사람들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가면,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기 위한 가면, 누군가에게는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가면… 그 가면 아래 진짜 나는 어디에 있을까? 혹시 너무 오래 가면을 쓰다 보니, 나조차도 진짜 내 얼굴을 잊은 건 아닐까?

✨ 하나님 앞에서는 가면을 벗어야 한다

성경은 말한다.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사무엘상 16:7) 이 말씀은 사무엘이 이새의 아들들 중에서 차기 왕을 찾으러 갔을 때 주어진 하나님의 메시지다. 외적으로 보기에는 장남 엘리압이 당연히 왕감이었다. 키도 크고, 잘생겼고, 당당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를 택하지 않으셨다. 외모가 아닌 중심을 보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다윗을 선택하셨다. 막내였고, 들판에서 양을 치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사람의 눈에는 보잘것없는 존재였지만, 하나님은 그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게 하리라” (사도행전 13:22) 하나님이 찾으시는 사람은 외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고 따르려는 중심이 있는 사람이다.

이 구절은 나에게 묻는 것 같다. “지금 네가 보여주고 있는 얼굴, 그것이 진짜냐?”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 앞에서는 가면을 벗어도 괜찮다.”

하나님은 내가 감추려 애쓰는 상처 난 얼굴, 지친 마음, 울고 있는 내 영혼을 그대로 보신다. 그분 앞에서는 감출 수 없다. 아니, 감출 필요조차 없다. 진짜 나를 꺼내 놓을 때, 비로소 진짜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진짜 은혜는 진짜 얼굴 위에 내려앉는다.

🧘‍♂️ 묵상 적용

나는 사람들 앞에서 어떤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을까?

내 마음 깊은 곳에 감추어둔 '진짜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오늘 하나님 앞에 내려놓아야 할 나의 가면은 무엇일까?

🌿 마무리 묵상 문장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삶은 편안할지 몰라도, 진짜 사랑은 가면을 벗을 때 시작된다. 오늘, 하나님 앞에서 가면을 벗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맡겨보자. 진짜 얼굴을 드러낼 때, 진짜 은혜가 우리를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