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절기, 겉옷과 속사람
늦은 오후, 햇살이 부드럽게 내리쬐는 시간. 공원 산책길에 나섰다. 따뜻한 햇살이 반가웠지만, 불어오는 바람은 제법 차가웠다. 걸음을 옮기다 문득 흥미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 학생들은 반팔에 반바지를 입고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뛰어다녔다. 놀이터에서는 깔깔 웃으며 미끄럼틀을 타고, 축구공을 찬다. 그 옆을 지나는 청년들은 얇은 점퍼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이어폰을 꽂고 조용히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벤치에 앉아 햇살을 쬐던 연세 있는 어르신들은 전혀 달랐다. 두꺼운 외투를 여미고, 목도리까지 둘렀다. 어떤 분은 털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같은 기온인데 사람마다 입은 옷이 이렇게나 달랐다. 그 장면이 내게 작은 묵상의 창을 열어주었다. “아, 사람의 옷차림에는 그 사람의 체력과 건강 상태가 드러나는구나.” 건강한 이들은 가벼운 차림으로도 거침없이 걷고 뛴다. 그러나 몸이 약하거나 나이가 든 분들은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겹 옷을 입고 조심스럽게 걷는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영혼도 이와 같지 않을까?”
🌿 환절기와 영혼의 강건함
우리 삶에도 ‘환절기’가 찾아온다. 환경이 바뀌고, 인간관계가 흔들리며, 감정이 요동치는 시기들. 마음에 찬 바람이 불어오고, 삶의 기온이 뚝 떨어지는 순간들. 그때마다 우리의 영혼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영혼이 강건한 사람은 찬 바람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시험이 와도 낙담하지 않고, 외로움이 밀려와도 주님의 품 안에서 다시 중심을 찾는다. 어깨 한 번 털고 다시 걷는다. 그러나 영혼이 연약한 사람은 작고 사소한 바람에도 크게 흔들린다. 쉽게 지치고, 사람의 말 한마디에 휘청이고, 눈에 보이는 안정감을 붙들기 바빠진다.
속사람의 건강함은 이런 환절기 속에서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건강한 사람은 두꺼운 외투 없이도 거뜬히 걷듯, 강건한 속사람을 가진 이들은 눈앞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잃지 않는다. 겉사람은 환경의 영향을 받지만, 속사람은 하나님의 능력 안에서 자라난다.
📖 말씀 속 울림
성경은 말한다. “그의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사람을 능력으로 강건하게 하시오며” (에베소서 3:16)
사도 바울은 겉사람의 편안함이 아니라 속사람의 강건함을 위해 기도했다. 에베소 교인들은 당시에 외적인 핍박, 이방의 유혹, 삶의 변화 속에 있었지만 바울은 그 모든 외부 환경보다 ‘내면의 단단함’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
속사람이 강해지면 삶의 환절기를 통과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겉옷이 날씨에 따라 달라지듯 삶의 외형은 변할 수 있지만, 속사람이 단단하면 혼란의 계절 속에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다. 그 힘은 오직 성령 안에서 온다. 말씀으로 다지고, 기도로 숨쉬고, 믿음으로 자라날 때 우리는 점점 내면의 체력을 얻게 된다.
우리도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주님, 제 속사람을 강건하게 하소서.” 세상의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잃지 않도록, 성령의 능력으로 매일 속사람을 세워가야 한다. 그것이 곧 신앙의 면역력이다.
🙏 묵상 적용
나의 영혼은 환절기의 바람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가?
외부 환경이 변할 때마다 나는 흔들리는가, 아니면 견고한 중심을 지키는가?
나는 속사람의 강건함을 위해 매일 무엇으로 영혼을 먹이고 있는가?
🌟 마무리 묵상 문장
“겉옷은 계절마다 바뀌어도, 강건한 속사람은 어떤 환절기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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