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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랜만에 하게 된 중국어를 통해서 느낀 묵상글

by 일상의 묵상 2025. 4. 30.

🥟 오랜만에 꺼낸 중국어처럼

얼마 전, 우리 모임에 새로운 얼굴이 찾아왔다. 중국에서 온 한족 여성. 남편은 한국인이었지만, 아내를 배려해 집에서도 중국어로 소통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중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온 지 아직 6개월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여전히 한국어는 아주 간단한 표현만 알아들을 수 있다고 했다. 그날, 자연스럽게 나는 오랜만에 중국어를 꺼냈다. 사실 나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고, 중국에서도 8년을 살았다. 조선족이 아닌 한족들과 부딪히며 살다 보니 언어적 불편함이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온 지도 벌써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한국에 돌아온 이후로는 중국어를 거의 사용할 일이 없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멀어져버린 중국어. 오랜만에 다시 중국어로 말을 꺼내려 했을 때, 입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알고 있던 단어들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고, 머릿속에서는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입술은 망설이기만 했다. 익숙했던 표현들이 입 안에서 맴돌다 사라지고, 단어 하나를 떠올리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사랑의 언어를 나누는 사이
사랑의 언어를 나누는 사이

🌀 잊혀진 사랑의 언어

그 순간, 문득 깨달았다. 언어는 오래 쓰지 않으면 굳어버리는구나. 심지어 한때는 그 언어로 살아가던 내가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마음 한편에 더 깊은 깨달음이 스며들었다. 사랑의 언어도 이와 같겠구나. 살리는 말, 격려하는 말, 세워주는 말, 위로의 말. 우리가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입술에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대신 불평, 짜증, 비난, 불신은 놀라울 정도로 쉽고 빠르게 튀어나온다. 매일매일 무엇을 말하며 사는지가 우리 안에 깊게 새겨지고 쌓이기 때문이다.

🌱 오랫동안 연주하지 않은 바이올린

사랑의 말은 오래 닫혀 있던 악기 같다. 오랫동안 연주하지 않은 바이올린은 음이 틀어지고, 손가락은 굳고, 현은 뻣뻣하게 변한다. 다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려면, 부지런히 조율하고, 연습해야 한다. 우리 마음과 입술도 그렇다. 사랑을 말하는 데에는 부지런한 연습이 필요하다. 매일 조금씩, 작은 말 한마디라도, 살리는 말을 선택하는 훈련이 있어야 한다.

사랑의 말은 오래 닫혀 있던 악기와 같다. 한때는 아름다운 선율을 울렸던 바이올린도 오랫동안 케이스 안에 갇혀 있으면, 현이 삭고, 손가락은 굳어버리고, 소리는 탁해진다. 다시 아름다운 소리를 내려면 부지런히 조율하고 연습해야 한다. 우리 마음과 입술도 마찬가지다. 사랑을 말하는 데는 꾸준한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매일 작은 말 한마디라도 의식적으로 살리는 말을 선택하는 연습, 그 부지런한 손길이 우리 입술을 살리고, 삶을 살리고, 주변을 살린다.

📖 성경말씀 묵상

“너희 말을 항상 은혜 가운데서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 그리하면 각 사람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알리라” (골로새서 4:6)

사도 바울은 골로새 교인들에게 “은혜 가운데서 말하라”고 권면합니다. 말이라는 일상적 행위를 ‘은혜’와 연결시킨다는 것은 단순한 조언이 아닙니다. 은혜는 하나님의 성품이며, 말은 그 성품이 드러나는 통로입니다. 특히 “소금으로 맛을 냄과 같이 하라”는 표현은 우리의 말이 지혜롭고 절제된 말, 그리고 사람을 살리는 말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소금은 음식에 맛을 더하지만, 과하면 쓰고 적으면 밋밋하듯, 우리의 말도 그 타이밍과 내용에 따라 생명을 더할 수도,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은혜로 가득한 사람은 말도 은혜롭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연결되어 있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분의 언어—사랑, 격려, 생명—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말씀은 단지 예의 바른 언어 습관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의 책임이며 사명입니다. 누군가에게 “마땅히 대답할 것”을 아는 것, 즉 진리 안에서 지혜롭게 말할 줄 아는 훈련은, 오늘 내가 말로 어떤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를 묵상하게 합니다.

💬 묵상 적용

나는 요즘 어떤 말들을 주로 사용하고 있을까?

내 입술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은 살리는 말일까, 꺾는 말일까?

오늘, 누군가에게 살리는 한 마디를 건넬 수 있다면 무엇을 말할까?

🌼 마무리 묵상 문장

오래 닫혀 있던 마음의 악기를 다시 조율하자. 사랑과 생명의 선율이 우리의 입술을 통해 다시 흐르게 하자.